내년에 100억원 이상 공사부터 시작…2023년부터 50억원으로 확대

 

정부가 건설현장의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안전관리자 선임 대상공사 확대를 오는 2023년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안전관리자 수급 문제 등을 고려한 조치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이달 초 입법예고할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안전관리자를 의무적으로 배치해야 하는 건설현장을 현행 공사금액 120억원 이상에서 5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이는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작업장 안전강화 대책에 포함된 내용이다. 당시 대책에는 내년 1월부터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건설현장은 안전관리자를 1명 이상 선임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고용부는 안전관리자를 배치해야 하는 현장이 갑자기 늘어나면 인력수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대상 현장을 단계적으로 늘리기로 방침을 정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안전관리자 선임 대상을 갑자기 늘리면 안전관리자를 구하기 어려워진다는 의견을 반영해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면서 “특히 50억원에서 80억원 사이 공사를 담당하는 중소건설사가 안전관리자를 확보할 수 있는 시간을 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우선 내년 7월부터는 안전관리자 선임 대상을 100억원 이상 건설공사에만 적용하기로 했다. 이어 2021년 7월부터는 공사금액 80억원 이상으로, 2022년 7월에는 60억원 이상으로 확대한다. 50억원 이상으로 늘어나는 시기는 2023년 7월부터다.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안전관리자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안전관리자 자격기준을 손봐 인력수급을 원활하게 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한, 안전관리자 선임 대상만 늘린다고 건설현장 안전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현재도 안전관리자가 건설현장에서 법에서 정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상을 늘리는 것 못지않게 안전관리자의 역할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건설안전분야 컨설팅업계 관계자는 “법에는 안전관리자는 건설현장 안전 취약점을 찾아 안전감독관에게 조언하고 보좌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고 있는데 현실은 안전감독관이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서 “고용부가 안전관리자의 역할을 제대로 찾아주지 않으면 건설현장의 안전관리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석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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