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험 앞둔 중소건설사들 긴장

종합심사낙찰제 대상공사를 10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으로 확대하는 이른바 ‘간이 종합심사낙찰제’의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간이 종합심사낙찰제’의 첫 번째 시범사업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간이 종합심사낙찰제’ 대상 구간을 주된 수주영역으로 두고 있는 중소건설업체의 혼란과 불안도 커지는 분위기다.

기존의 적격심사와 달리 기술력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지는 만큼 ‘간이 종합심사낙찰제’라는 새로운 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공공건설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6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조달청은 올 상반기 중으로 ‘간이 종합심사낙찰제’ 시범사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간이 종합심사낙찰제’는 100억원 이상 300억원 미만의 중소규모 공사에 대해 기술력과 가격을 균형 있게 평가하는 게 핵심이다.

현행 300억원 이상 공사에 적용하는 종합심사낙찰제는 일반공사의 경우 △공사수행능력(40~50점) △입찰금액(50~60점) △사회적 책임(가점 2점) △계약신뢰도(감점)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구조다.

대형공사에 참여하는 중견건설사나 대형건설사 맞춤형으로 설계됐는데, 정부는 국가계약제도 혁신을 위해 종합심사낙찰제를 중소규모의 공사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간이 종합심사낙찰제’ 입찰에 주로 참여하는 중소건설업체의 현실을 감안해 공사수행능력의 배점을 30점 수준으로 낮추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면서 가중치가 각각 0~20%, 30~50%인 매출액 비중과 공공공사 시공평가 점수를 평가항목에서 제외하고, 시공실적(20~30%)과 배치기술자(20~30%)도 동일공사 실적을 요구하지 않거나 배치기술자 6개월 보유 요건을 적용하지 않는 등 공사수행능력 평가기준을 간소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간이 종합심사낙찰제’의 큰 틀이 배치기술자, 공동수급체 구성 등 실제 공사에 투입하는 자원 중심으로 짜여지게 되는 것이다.

공사수행능력 배점의 하향 조정으로 배점이 최대 70점으로 올라가는 입찰금액의 경우 덤핑을 방지하기 위해 세부공종 단가심사 감점범위를 확대하는 방향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단가심사 감점범위를 종전 세부공종 기준단가의 ±18% 초과에서 ±15% 초과로, 발주기관 내역서상 직접노무비의 80% 미만에서 90% 미만으로 조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조달청 관계자는 “현재 시범사업을 위한 심사기준을 만드는 동시에 대상사업 선정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상반기 중으로는 심사기준을 마련하고선 시범사업에 본격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간이 종합심사낙찰제’ 시범사업이 상반기로 예고되면서 종합심사낙찰제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턱없이 부족한 중소건설업체들 사이에서는 ‘간이 종합심사낙찰제’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난감해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300억원 이상 종합심사낙찰제에 비해 공사수행능력 평가기준을 간소화한다고는 하지만 적격심사와 달리 배치기술자 등 전문성 영역이 추가된 데다 공동수급체 구성, 규모별 시공력량 등의 역량평가도 허투루 준비할 수 없는 노릇이다.

‘간이 종합심사낙찰제’ 수주를 위해선 공사수행능력에서 만점을 받기 위한 퍼즐을 맞추는 게 최우선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입찰금액 산정 과정에서 균형가격을 철저하게 분석해야 하는 것도 종합심사낙찰제를 겪어보지 않은 중소건설업체들이 직면한 문제다.

‘간이 종합심사낙찰제’ 시범사업에 참여하기 앞서 ‘간이 종합심사낙찰제’에 대한 이해가 먼저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간이 종합심사낙찰제’는 올해 시범사업을 거쳐 보완한 후 내년 중 전면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사전에 ‘간이 종합심사낙찰제’에 대한 스터디를 통해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간이 종합심사낙찰제’ 시장에서 설 자리가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경남기자 k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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