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 공구 동시 개찰 앞둬
공구당 최대 2000억원 이상
순수 종심제 대상 공사로
개찰 前 선투입 비용 없어
물량확보 경쟁 치열할 듯
올 하반기 수주물량 확보를 위한 건설업계의 저가경쟁이 고속도로 건설공사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도로공사가 가격개찰한 종합심사낙찰제 방식의 ‘고속국도 제29호선 안성∼성남간 건설공사(5개 공구)’에서 업체들의 투찰률이 1%포인트 내몰리면서 초접전을 펼쳤다. 이런 양상은 내년 1월 초 가격개찰을 앞둔 ‘고속국도 제14호선 함양∼창녕간 건설공사(9개 공구ㆍ종심제 기준)’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1월 8일 가격개찰…9개 공구 동시 입찰 이례적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최근 안성∼성남간 건설공사 5개 공구(1ㆍ2ㆍ3ㆍ5ㆍ9공구)의 가격개찰을 집행했다. 그 결과 5공구를 제외한 4개 공구에서 입찰참가사들의 최저와 최고 투찰률이 1%포인트도 채 되지 않았다. 게다가 5공구의 경우 최저를 기록한 대림산업의 투찰률은 예정가격 대비 75.94%로, 고속도로 건설공사에서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낮은 수준이었다.
올해가 한 달밖에 남지 않아 수주목표 달성을 위한 시간이 촉박한 시점에서, 내달 중순이면 낙찰자 윤곽이 나오는 이 건설공사를 반드시 수주해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업계는 예측했다.
이런 양상은 내년 1월 8일 가격개찰을 앞둔 함양∼창녕간 건설공사 9개 공구(1ㆍ2ㆍ4ㆍ5ㆍ6ㆍ7ㆍ8ㆍ10ㆍ12공구)에서 재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함양~창녕간은 공구별 최소 1600억원, 최대 2000억원 이상 규모에 달하는 초대형 물량이다. 게다가 도로공사가 9개 공구에 대한 가격개찰을 한꺼번에 집행하는 것은 최근 몇년간 상당히 드물었다는 점에서, 안성∼성남간 건설공사의 가격투찰 초접전이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도로공사는 내달 1일 도로공사 창원지사에서 함양∼창녕간에 대한 현장설명회를 연다. 한 대형 건설사 토목견적팀 관계자는 “정확한 현장실행률은 현설 이후에야 나오겠지만, 가격투찰 하한선 근처서 20여 개 업체의 치열한 수주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두 순수 종심제…업계 선부담 없어 수주 의욕
함양∼창녕간은 시공책임형 CM(건설사업관리), 순수내역입찰 등 새로운 입찰제도의 적용을 받지 않는 순수한 종심제 대상공사다. 가격개찰 전에 비용을 선투입할 필요가 없어, 업계 입장서는 부담이 상당수 줄어드는 셈이다.
도로공사는 이밖에도 내년 △고속국도 제29호선 안성~성남간 건설공사(4개 공구) △수도권 제2순환(김포∼파주간) 고속도로 건설공사(5개 공구) △새만금∼전주간 고속도로 건설공사(8개 공구) 등의 입찰을 준비 중이다.
입찰방법으로 보면 △턴키 1개 공구(김포∼파주간 2공구) △실시설계 기술제안 2개 공구(새만금∼전주간 6ㆍ8공구) △종심제 14개 공구 등이다. 종심제 대상공사 중에서 새로운 입찰제도를 적용할 물량을 선정하게 된다.
아직 도로공사는 시공책임형 CM, 순수내역입찰 등을 적용할 물량을 선정하진 않은 상태다. 올해의 경우 ‘고속국도 제25호선 강진~광주간 건설공사(6공구)’ 1건만 순수내역입찰 시범사업(부분)으로 진행한 바 있다. 내년부터 새로운 입찰제도가 본격 궤도에 오르는 만큼, 물량 발주 또한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즉 업계 입장서는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종심제 물량이 줄어드는 것이다. 한 중견사 영업팀 관계자는 “함양∼창녕간 입찰이 내년 1월 8일 진행되면서 내년 수주목표 달성을 위한 ‘포문’을 열게 됐다”며 “선비용ㆍ시간 투입에 대한 부담이 적은 만큼 업계 입장서는 수주에 강한 의욕을 드러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