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가격 아닌 설계 경쟁… 상반기 건축실적 확보 달려”
올 하반기 쏟아지는 공공 건설공사 물량을 놓고 건설업계의 수주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내년 상반기 발주될 물량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중견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집행할 기술공모(제안)형 방식의 리츠(REITs) 물량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H는 새 정부의 공적임대주택 물량 확대 기조에 따라 내년에만 10만7000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건설임대 5만7000가구, 매입임대 1만5000가구, 전세임대 3만5000가구 등이다. 이중 건설임대는 LH가 입찰을 통해 시공사를 선정하는 물량이다.
LH는 현재 내년 건설임대 추진을 위한 영구임대, 장기임대, 행복주택 등 주택 유형과 가구수 분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업계는 기술공모형 방식으로 집행될 리츠 물량에 대한 관심이 높다.
LH가 입찰을 대행하는 공공임대리츠, 국민행복주택리츠 등 리츠 물량은 대개 최저가낙찰제 방식을 적용한다. 하지만 LH는 2016년부터 임대주택의 품질의 높이기 위해 기술공모형 방식을 도입해 그해 5건을, 올해는 8건을 집행했다.특히 LH는 업계의 설계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기술공모형 방식으로 집행하는 물량을 매년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술공모형 방식은 1차 사업계획서 평가, 2차 가격 평가로 진행된다. 국가계약법을 적용하는 공공 건설공사의 입찰방법 중에서 기본설계 기술제안 방식과 가장 성격이 유사하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기술공모형 리츠의 경우 (최저가 리츠 대비) 가격경쟁을 피할 수 있는 데다, 비교적 긴 입찰일정 때문에 LH는 상반기에 다수 물량을 입찰공고하고 있다”며 “상반기 건축공사 실적을 어느 정도 확보해 놔야 하반기 압박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참여를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LH는 올해 기술공모형 리츠 8건을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에만 순차적으로 입찰공고했다. 그리고 7월 말까지 낙찰자 선정을 모두 완료했다. 이후에는 최저가 리츠 물량만 집행하고 있다.
기술공모형 리츠에 기대를 거는 또다른 이유는 경쟁이 상대적으로 치열하지 않다는 점이다. 올해 집행한 8건 가운데 6건이 2파전의 경쟁을 형성했다. 나머지 2건 가운데 1건은 4파전을 형성했으며, 다른 1건은 1개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심사대에 올랐다.
다른 중견사 관계자는 “올해까진 대형 건설사들이 자사의 브랜드를 앞세운 민간 아파트 건설공사에 주력함에 따라 LH의 기술공모형 리츠에는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는 등 경쟁이 덜 치열했다. 게다가 최저가 리츠에 보통 40여 개사가 경쟁을 하는 것을 감안하면, 기술공모형 리츠의 수주 확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LH는 보통 매년 3월 기술공모형, 최저가 방식으로 추진할 리츠 물량을 확정해 업계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연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설명회 후 입지에 따른 실행률을 분석하고 참여여부를 검토하는 등 업계의 물밑 작전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정석한기자 jobize@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무단전재 및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