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n style="font-size: 12pt;">물량부족에 '저가경쟁'…마지노선 75%대로 굳어져</span>

 

LH아파트 공사 입찰하는

중견건설사 기술력 엇비슷

상반기 소극적 발주도 한몫

"실행률 맞출 수가 없어…"

대형사 참여 포기하기 일쑤

조달청 "낙찰률 제고 검토"


“종심제 대상공사의 수주여부는 가격개찰 후 20분만에 결정된다. 입찰 참가사 다수가 공사수행능력 평가에서 만점을 받는 상황에서, 어느 곳이 예정가격 대비 75% 수준에서 균형가격보다 낮게 ‘운’좋게 가격을 투찰했는지 여부가 중요하게 됐다”
한 중견 건설사 견적부서 관계자의 말이다. 특히 LH의 아파트 건설공사는 그간 풍부한 시공경험을 통해 주택유형별, 타입별 레퍼런스가 다수 확보돼 있다. 때문에 입찰 참가사의 견적도 엇비슷할 수밖에 없다. 

그는 “업계 견적부서에서는 고난이도 설계를 포함하지 않은 보통 아파트 건설공사를 기준으로 예가 대비 75%를 마지노선(하한선)으로 잡고 있다. 그 근접한 수준의 소숫점 둘째, 셋째 자리에서 낙찰자가 결정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업계의 가격경쟁은 올 상반기 LH가 종심제 대상공사의 발주에 소극적이었던 영향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수주기회가 적어진 만큼 업계 입장에서는 수주에 욕심을 낼 수밖에 없고, 그 결과 저가경쟁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LH가 올 4월 ‘고양향동 A1BL 아파트 건설공사 3공구’를 시작으로 이달 현재까지 발주한 종심제 대상공사는 모두 7건. 지난해 같은 기간의 9건에 비교하면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작년은 종심제 원년이라는 점에서 발주가 적을 수 밖에 없었다.
낙찰률의 하락은  브랜드 파워를 지닌 대형 건설사들의 진입을 막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연간 발주규모만 따진다면 LH의 아파트 건설공사는 결코 간과할 수 없다”라며 “하지만 내부 가이드라인에 따른다면 중견ㆍ중소사의 75%에 결코 맞출 수가 없어 입찰참여를 거의 포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업계는 견적부서에서 분석한 현장 실행률에다 이윤, 본사관리비 등을 포함시켜 가격투찰에 나선다. 여기서 상향 조정된 설계 등 기술력을 포함시킨다면 현장 실행률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그러려면 종심제 낙찰률의 상승 또한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다른 대형사 관계자는 “올해 정부가 종심제 대상공사 중에서 순수내역입찰, 시공책임형 CM(건설사업관리) 등 시범사업을 추진함에 따라 가격 대신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는 이들 물량의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낮은 낙찰률은 LH와 함께 공공공사 발주의 양대 산맥인 조달청이 종심제 낙찰률을 높이기 위해 이런 저런 고민을 하고 있는 것 대조되기도 한다. 지난 4월 당시 조달청장은 건설업계와의 간담회에서 점점 하락하는 종심제 낙찰률을 우려하면서  “예정가격을 짤 때 참고하는 간접노무비율을 현실화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정석한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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