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0억' 대구 연경아파트 2018년 이후로 발주 연기

업계, 추가 지연 물량에 촉각

 

LH "이달 춘천 우두 B-2BL 등 20여건 예정대로 발주될 것"

공공분양 물량 변동 가능성도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최근 2200억원 규모의 종합심사낙찰제 대상공사 집행을 내년 이후로 연기한 가운데, 추가 연기 물량을 놓고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LH는 이미 실시설계를 완료해 이달 발주 예정인 20여 건 중에서는 연기 물량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변동, 지역의 공급 과잉 여부 등에 따라 향후 물량 규모를 축소하거나 지연시킬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놓고 있다.

이달 예정 20여 건은 변동 없이 그대로 진행
5일 LH에 따르면 최근 총 공사비 기준 2200억원 상당의 ‘대구연경 S-1BL 아파트 건설공사’ 집행을 2018년 이후로 연기했다. 대구연경 공공주택단지 내 공공분양ㆍ10년임대 1754가구를 짓는 게 골자다. 공사비와 가구수면에서 LH가 올해 집해 계획한 물량 가운데 최대어로 꼽혔지만, 해당 지역의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 때문에 발주 단계까지 갔다가 취소시킨 것이다. <본지 8월 22일자 7면 참조>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추가 연기 물량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태. 특히 LH의 아파트 건설공사는 중견ㆍ중소 건설사의 수주 목표 달성에 든든한 버팀목이 돼 왔다는 점에서, 물량 감소가 미치는 영향은 크기 때문이다.
일단 LH 수도권주택센터, 주택원가관리처 등 견적부서에서는 이달 발주 의뢰할 예정인 종심제 대상공사 20여 건(건축공사 기준)은 계획대로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LH 수도권주택센터 관계자는 “이달 입찰공고할 물량이 많아 발주 일정 자체가 소폭 지연될 수는 있지만 규모가 축소되거나 내년 이후로 연기되는 사례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LH 주택원가관리처 관계자 역시 “실시설계 완료 후 사업부서 요청으로 취소한 대구연경 S-1BL이 워낙 특이한 사례”라며 “문화재 발굴, 보상 지연, 폐기물 철거 지연 등의 부득이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은 한은 일정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이달 발주할 20여 건 가운데서는 순수내역입찰 시범사업인 ‘춘천우두 B-2BL 아파트 건설공사’(추정가격 1250억원)와 종심제 대상공사인 ‘판교창조경제밸리 A1BL 행복주택 건설공사 3공구’(추정가격 303억원)가 앞장 설 전망이다.

공공분양은 지연 가능성도
하지만 LH는 아직까지 실시설계를 완료하지 않은 물량에 대해서는 여전히 지연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보통 LH가 집행하는 아파트 건설공사의 경우 공공분양, 공공임대, 행복주택 등으로 크게 나뉜다. 이중 공공임대ㆍ행복주택 등은 국민의 주거 안정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추진한다. 정부 정책의 연속성에 맞춰 진행할 수밖에 없어, 그만큼 집행의 변동성도 적은 편이다.
반면 공공분양은 공공택지지구에서 진행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민간 건설사의 아파트 분양과 상당수 흡사하다. 민간 브랜드를 사용하는 대신 LH 브랜드를 사용해 분양에 나서게 된다. 그만큼 부동산 경기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대구연경 S-1BL도 공공분양 물량이 다수인 아파트 건설공사였다.

LH는 내달 이후 입찰공고할 물량들을 놓고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 정확한 가구수와 발주 규모 역시 실시설계 완료 후 확정된다. 이 과정에서 향후 해당 지역의 공급 과잉이 우려되거나, 정부 부동산 규제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면 조율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실시설계가 끝났다손 치더라도 사업계획실, 감사실 등 검토를 거쳐 최종 계약단에 발주 의뢰하게 된다. 이 과정서 추진이 적합하지 않다고 판정될 경우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업계는 공공분양의 경우 공공임대, 행복주택 등 주택 유형에 비해 수익성이 좋다는 점에서 지연의 가능성에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전용면적 74㎡, 84㎡ 등 중형 이상이 다수인 공공분양은 26㎡, 36㎡ 등 소형이 다수인 공공임대, 행복주택에 비해 투입원가가 상대적으로 적기 마련이다. 대표적으로 소형 아파트가 중형에 비해 골조에 투입되는 비용이 많은데, 이는 곧 수익성 악화와 연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수 건설사들이 LH의 종심제 대상공사 입찰 시 공공분양 여부를 따져볼 정도로 주택 유형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지연의 가능성 없이 올해 실적 확보에 큰 버팀목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정석한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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