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민간 사업자와 함께 진행하는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8ㆍ2 부동산 대책 등 강력한 정부 정책에 따라 주택경기 위축이 우려되면서  올 하반기 추진예정인  프로젝트들이 중단됐다. 재추진 시기 역시 불확실한 상황이다.

/ 세종6-3 생활권 등 부동산 대책 직격탄 맞아
29일 LH에 따르면 올 하반기 2ㆍ3차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의 일환으로 각각 2개 지구를 선정하고 민간 사업자 선정 공모에 나설 예정이었다.
구체적으로 2차로는 서울양원 S-2 블록(385가구)과 인천영종 A40 블록(870가구)를, 3차로는 인천영종 A42 블록(930가구)과 세종6-3 생활권 H2 블록(1013가구) 등의 집행을 예정하고 있었다.
이를 위해 실무부서를 중심으로 공모지침서 마련 등 준비에 나섰으나 최근 부동산 경기 상황 등을 이유로 중단된 상태다. LH 관계자는 “본래 올 하반기 공모할 방침이었으나, 현 시점에서는 불투명해졌다”고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인천에서는 2개 지구(A40ㆍA42)의 추진이 어려워졌다. 인천은 정부가 8ㆍ2 부동산 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 서울 전역, 과천시, 세종시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 지역에서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부동산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인천으로도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인천영종은 최근 몇년간 꾸준히 아파트 공급이 이뤄짐에 따라 공급과잉에 대한 걱정 또한 커지고 있는 상태다. LH 내부적으로는 2019년까지 인천영종에서는 아파트 공급을 중단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천영종 A42 블록’은 지난해 최초로 민간 사업자 선정에 나섰지만 수익성 부족 등을 이유로 외면을 받는 지구다. LH는 참여요건 완화 등을 내걸고 재추진하려고 했지만, 부동산 경기의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았다.
아울러 ‘세종6-3 생활권 H2 블록’의 경우 이번 부동산 대책의 핵심 지역에 속해 있다. 민간 기업도 아파트 공급을 놓고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공기업 입장에서 추진하기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양원 흥행성 위해 신혼희망타운 유력해
‘서울양원 S-2 블록’의 경우 새 정부가 내놓을 신혼희망타운의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주목받고 있다.
양원지구는 LH가 보유한 서울시내 마지막 공공주택용지다. 올초까지만 해도 이곳을 자체 사용 토지로 분류해 아파트 건설공사를 담당할 시공사만 선정하기로 했지만, 이후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의 일환으로 방향을 틀고 준비 중이었다.
이런 가운데 새 정부가 신혼희망타운이라는 새로운 주거형태를 진행하기로 하면서 가장 흥행성이 높을 것이라는 점이 긍정적으로 부각돼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8월 18일자 13면 참조>
때문에 LH가 올해 의욕적으로 시작한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은 1차 4개 지구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1차에는 △과천지식정보타운 S-8 블록ㆍ양주옥정 A-1 블록(우미건설 컨소시엄ㆍ고려개발 컨소시엄 경합) △목포백련 A-1 블록(새천년종합건설 컨소시엄ㆍ보광건설 컨소시엄 경합) △사천용현 3블록(골드디움 단독) 등이 진행됐다.
LH는 이들 4개 지구, 3건 사업에 대해 이달 28∼31일 사업신청서류를 받고 내달 심사에 들어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한편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은 LH와 민간 사업자가 공동 시행사로 나서 역할 분담을 하게 된다. LH는 토지를 제공하고, 민간사업자는 주택을 건설ㆍ분양해 각각의 투자 지분에 따라 수익을 분배ㆍ정산하는 방식이다. 지난 2014년 첫 선을 보인 후, 지금까지 전국 18개 블록 1만2817가구에서 이 같은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주택사업 기회가 줄어든 게 아쉽기는 하다. 그러나 건설사가 LH의 토지에다 아파트를 지어 분양까지 나서 수익을 나누는 구조인 만큼 부동산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석한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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