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창녕간 (11개 공구)의 설계 보완, 현 총 사업비로 버거워
선별적 업그레이드 진행…8월 예정한 건설공사 발주 지연될 듯
한국도로공사가 총 사업비 기준 2조4000억원 규모의 함양∼창녕간 고속도로 건설공사에 대한 설계용역을 1개월 중지했다. 이로 인해 건설공사 집행도 그만큼 지연될 수밖에 없게 됐다. 경우에 따라선 올해 발주가 물 건너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8일 도로공사에 따르면 원래 ‘고속국도 제14호선 함양∼창녕간 건설공사(11개 공구)’에 대한 보완설계를 이번주 완료할 방침이었다.
보완설계란 2014년 완료한 실시설계를 바탕으로 그동안(3년) 달라진 설계기준 및 단가를 반영해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의미한다. 보완설계에는 총 20개의 엔지니어링업체가 참여해 진행 중이다.
그러나 도공은 최근 보완설계를 1개월 정도 중지한다고 엔지니어링업체들에 통보했다. 도공의 용역계약일반조건에 의하면 발주기관의 필요에 의할 경우 최장 60일간 중지할 수 있다.
도공이 보완설계를 중단한 배경은 총사업비 증가가 유력시되기 때문이다. 도공 관계자는 “당초 8개로 설계된 공구의 분할에 지난 3년 동안 바뀐 설계기준, 단가, 품목 등을 다양하게 반영하다보니 2014년 확보한 총사업비로는 부족할 것으로 확실시된다”면서 “지난주 수량과 단가 초안이 나왔다. 일단 물가상승분을 반영한 단가가 어떻게 되는지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총사업비관리지침에 따르면 실시설계 후 기재부와 총사업비 협의를 완료한 사업이 공사발주에 앞서 물가상승으로 인해 3% 이상으로 변동될 경우 다시 총사업비 협의를 해야 한다. 이에 따라 단가 조정 중인 함양∼창녕간의 총사업비가 2014년의 3%를 넘는지가 보완설계 완료뿐 아니라 공사 발주의 관건이 되는 셈이다.
일단 도공은 당초 8월로 예정한 공사의 발주시기를 9월로 한달 간 미뤘다. 그러나 총사업비 재협의 여부 및 방식에 따라 발주시기는 더욱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도공 관계자는 “그동안 보완설계에 대해 총사업비 재협의를 진행한 사례가 없어 단정해 말하기는 이르다”면서 “9월은 재협의가 없을 경우에 해당한다. 재협의에 들어가면 기재부의 의지에 따라 발주시기가 정해지고, 재협의가 조달청의 단가심사부터 시작하면 발주시기는 내년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양∼창녕 간(78㎞)은 함양∼울산 간 고속도로(151㎞)의 3개 구간 중 하나다. 도공은 2014년 8개 공구로 나누어 실시설계를 완료했으나 교통량 부족ㆍ예산 미확보 등의 문제로 건설공사를 발주하지 못했다. 이후 건설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면서 지난 3월부터 보완설계에 착수했다. 8개 공구는 총 12개 공구로 세분화됐다. 이 중 3공구는 실시설계 기술제안으로 이미 시공사를 선정해 이번 보완설계 대상은 이를 제외한 11개 공구이다.
2014년 기재부와의 협의가 완료된 11개 공구의 총사업비는 2조4096억원이다.

 

정석한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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