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지하철역사내 시설공사업체에 전례없는 배상금 부과
유사 공사현장과 다른 잣대 들이대 빈축
서울메트로가 전례없이 과도한 공사지연배상금을 물려 중소건설사 및 협력업체들이 자금난을 겪는 등 곤혹을 치르고 있다.
준공일자를 지키지 못했을때 배상금을 부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나, 유사 공사현장과는 다른 잣대를 들이댔다는 원성을 사고 있다.
서울시내 모지하철역사내 디자인개량 공사를 수행한 A건설사는 30일 서울메트로로부터 과도한 지연배상금을 부과받았다고 성토했다.
A사는 지난 2011년 12월22일 서울메트로와 공사계약을 맺고 같은달 26일 공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관급자재인 화강석 발주가 수개월 지연되는 것을 포함한 여러가지 이유로 공사가 지연됐고, 결국 계획 준공일(2012년 11월19일)을 지키지 못했다. 실제 준공은 12월28일, 계획보다 39일이 지연됐고 A사는 지연배상금을 물어야하는 처지가 됐다.
문제는 배상금 규모. 통상적인 지하철역사내 시설공사에 대해 부과하던 지연배상금과는 큰 차이가 났다.
관련 법규상 시설공사 지연배상금은 계약금액(기준금액)ⅹ1000분의 1ⅹ지연일수로 계산된다.
A사는 이에 따라 약 3300만원 정도의 배상금을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서울메트로가 통지한 금액은 약 9000만원. 서로가 생각한 기준금액이 달랐다.
A사는 일반적인 건설공사라면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하지만 지하철 역사내 시설공사는 다르다고 말한다.
실제, 전체 시설 준공에 앞서 사용·관리해야하는 화장실이나 승강장(마감), 각종 기능실 등은 발주자가 부분 인수를 하지 않더라도 기준금액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이는 행안부 예규·고시(제8절)에 따라 적용돼 왔고, 동대문역사나 방배역, 봉천역, 왕십리역 등 유사 공사현장의 지연배상금도 해당 시설물은 제외됐다.
서울메트로도 이에 따라 최초 계약금액이 아닌, 마지막 기성 수령 후 남은 잔여 기성금을 기준으로 지연배상금을 부과해 왔다.
그러나 이번 공사에 대해서 만큼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최초 계약금액인 약 20억원을 기준으로 배상금을 매겼다.
서울메트로측은 이에 대해 이번 공사는 부분 인수 또는 사용·관리 시설을 구분할 수 있는 공사가 아니며, A사가 계획 준공일 이전에 이를 사용·관리한 증빙을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배상금은 준공검사를 바탕으로 관련 규정과 원칙대로 집행했다”며 “이번 건은 여타 공사현장과는 분명히 다르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지금이라도 A사가 사용·관리 시설에 대한 준공확인을 증빙한다면 다시한번 검토할 수는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배상금과는 무관하게 8억원에 달하는 준공대금을 받지 못한 A사는 공기연장에 따른 시공적자는 물론, 하도급 대금 및 노무비 지급에 비상이 걸렸다.
대금수령이 늦어질 수록 협력사들 역시 피해가 불가피하다.
A사 관계자는 “발주자 귀책사유로 인한 공기연장 사유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수행했음에도 발주자는 단한번도 적용사례가 없는 지연배상금을 부과했다”며 “이는 당사는 물론, 수많은 중소건설사에 고통을 안겨주는 처사”라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도 서울메트로의 이번 배상금 적용기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A사가 수행한 공사가 여타 다른 지하철역사내 디자인개선 및 개량공사와 별반 다를게 없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공사내용을 보면 동대문역사 시설공사와 거의 유사하다며, 왜 이번에만 지연배상금 기준을 다르게 적용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몇몇 사례에서 보듯 지하철역사내 공사는 지연발생 빈도가 높은 편이다”라며 “그런데 서울메트로가 이번 경우를 포함, 앞으로도 이같은 배상금을 물린다면 누가 시공사로 참여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