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건설인정책연구원ㆍ세명대…건설기술인 910명 실태조사
발전 가능성과 임금 놓고 불만족. 절반 가량 이직ㆍ퇴직 의사

 

[e대한경제=정석한 기자] 한국 건설산업 미래가 어둡다. 향후 건설산업을 책임질 젊은 건설기술인들이 사라질 위험에 처했다. 이들은 회사의 미래와 자신의 소득에 불만족하고 있으며, 절반 가량이 이직ㆍ퇴사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과 세명대학교는 시공사(종합ㆍ전문) 및 CMㆍ엔지니어링사의 건설기술인 9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급별 근무 만족도 및 개선 요구사항’ 실태조사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무엇보다 이번 실태조사는 사원, 대리, 과장, 부장 등 현재 건설산업에 몸담고 있는 젊은 ‘실무진’의 고민을 들어보고 개선점을 찾는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는 게 양측의 설명이다.

건설기술인들은 회사의 미래와 소득을 놓고 가장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총 5점 만점으로 이뤄진 실태조사에서 발전 가능성(2.76)과 임금(2.66)이 2점대로 가장 낮았다.

다양한 공종이 융합된 덩치 큰 건설산업 특성상 발전 가능성도 다른 업종 대비 적어보이는 데다, 임금 역시 많은 수준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런 불만족은 이직ㆍ퇴직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시공사의 49.81%, CMㆍ엔지니어링사의 48.48%가 회사를 옮기거나 그만두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직ㆍ퇴직 의사는 대리, 사원 등 경력이 짧은 직급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들은 개선 요구사항으로 업무 피로도를 고려한 업무시간 설정, CEO의 합리적 가치관 수립, 타 직장과 유사한 임금 수준 등을 꼽았다.

손창백 세명대학교 교수는 “건설기술인들의 낮은 근무 만족도는 젊은 인재의 건설산업 진입을 막는 원인이 될 수 있다”며“정부와 업계 차원의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경식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 원장은 “젊은 건설기술인의 이직ㆍ퇴직에 대한 고민은 건설현장 인력부족 문제를 야기시킬 우려가 크다”며 “건설기술인 수급에 대한 로드맵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일본, 미국 등 해외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젊은 건설기술인의 유출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으로 일반 후생노동성에서는 전문가를 통해 일하는 방법, 노는 방법을 가르친다. 아울러 근무간 인터벌 제도를 시행해 일정 시간 이상의 휴식 시간을 보장하고 있다. 미국 경영 협회에서는 ‘CEO가 바뀌어야 회사가 변한다’는 방침 아래, 26가지 코스로 이뤄진 CEO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정석한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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