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예정 공동주택용지 두달연속 1곳뿐

李 정부 토지매각 중심 구조 개편 예고
신임 국토장관ㆍLH 사장 임명때까지
공급계획 ‘안갯속’…내년 더 줄어들 듯

 

[대한경제=황은우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월별 공동주택용지 공급 계획이 두 달 연속으로 한 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3월부터 물량이 줄어드는 추세가 계속된 것이다. 이재명 정부가 LH의 토지매각 중심 사업구조 개편을 시사한 만큼, 택지 공급 감소 추세가 계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대한경제

 

 

29일 LH에 따르면 8월 토지공급 계획에서 분양 예정 공동주택용지는 한 곳에 그쳤다. 세종특별자치시 소재 6-3생활권 UR3블록 도심형주택용지 1필지로, 아파트가 들어설 용지에 비해서는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유형이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도심형주택용지는 분양수익, 가격상승, 환금성 등에서 한계가 있다”고 했다.

LH가 연간 토지공급계획을 수립한 올해 3월부터 공동주택용지 공급 계획 물량은 당시 9필지에서 △4월 7필지 △5월 5필지 △6월 3필지 △7월 1필지 △8월 1필지로 점점 쪼그라들고 있다. 그나마 6월부터 두 달간 공급을 계획했던 4필지 중 2곳은 분양이 이뤄지지 않았고, 나머지 2곳은 아직 공급 공고를 올리지 못했다.

LH는 올해 6∼8월 5필지 공급을 예정했는데, 이는 지난해 6월 7필지, 7월 3필지, 8월 5필지 등 6∼8월 모두 15필지 공급을 예정했던 것과 비교해도 확연하게 줄어든 것이다. LH의 한 지역본부 관계자는 “본사에서 판촉 방안을 받은 후 공고를 게시하려 한다”고 밝혔다.

 

 

사진: 대한경제 DB

 

 

시장과 업계 안팎에서는 신임 국토부 장관 임명과 LH 신임 사장 임명때까지 공동주택용지 공급 계획이 당분간 멈춰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또 앞으로 LH의 공동주택용지 공급 물량이 계속 줄어들 가능성이 크고, 특히 내년의 연간 공급 계획 물량은 올해보다 규모가 작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재명 정부에서 LH가 토지를 매각하는 대신 직접 개발해 주택을 건설하고, 이를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도록 개혁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친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판을 새로 짜는 구조적 개혁을 주문받았다”며 강도 높은 LH 사업구조 개편을 시사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LH의 지난해 부채가 160조원에 달하는 만큼, 사업구조 개혁에는 현실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뒤따라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LH 개혁이 예고된 만큼 내년부터는 연간 분양 물량 자체가 줄어들 수 있으며,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한 자금 조달 계획이나 실행 방안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작년 말 기준 LH의 부채는 구체적으로 160조155억원으로 1년 새 7조2000억원가량 늘어났다. LH의 총부채는 2021년 138조9000억원, 2022년 146조6000억원, 2023년 152조9000억원 등으로 매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황은우 기자 tu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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