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왕숙지구 4개 블록 사업계획 대폭 변경…입주시기도 15개월 늦춰

하남 교산ㆍ고양 창릉 등은 이미 변경
업계 “주거안정 위한 보완ㆍ지원책 시급”


3기 신도시 남양주 왕숙지구의 B1, B2 블록 등의 사업계획이 대폭 변경되면서 애초 이달 예상되던 본청약이 빨라야 7월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하남 교산지구, 고양 창릉지구에서도 이미 블록별로 사업계획이 수정되는 등 3기 신도시의 전반적인 주택공급 일정이 계획보다 크게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하는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의 주택공급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최근에는 3기 신도시의 최대 규모인 남양주 왕숙지구의 4개 블록(A1, A2, B1, B2)의 사업계획이 변경됐다.

남양주 왕숙지구는 3기 신도시 중 가장 큰 1269만㎡ 규모다. GTX-B 노선과 9호선 역세권 등 우수한 교통망이 구축되며, 역세권 주변으로 주거와 일자리, 교육ㆍ의료ㆍ문화 등 도시 인프라를 융복합하는 대표적인 도시로 개발 중이다.

이번에 사업계획이 변경된 A1블록(공공분양 629가구)은 사업기간이 15개월 늦춰졌다. 사업비는 780억원 늘어 3210억원으로 조정됐다.

신혼희망타운 608가구를 짓는 A2블록 역시 사업기간 15개월, 사업비 759억원이 증가해 2911억원으로 결정됐다.

특히 민간참여공동주택 사업으로 560가구의 공공분양아파트를 짓는 B1블록은 아파트 9개동을 5개동으로 줄이고, 사업비는 206억원 늘어난 2802억원으로 변경했다. 사업기간도 올 연말에서 2028년 3월로 15개월 늘어났다.

민참사업인 B2블록(공공분양 587가구)도 10개동에서 5개동으로 줄이고, 층수는 15∼25층에서 19∼29층으로 변경했다. 사업비는 19억원 줄었고, 사업기간은 2027년 말에서 2028년 6월로 6개월 늦췄다.

민참사업인 B1, B2블록의 경우 LH와 함께 대우건설, 계룡건설, 동부건설 등 5개 사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B1·B2블록 민참사업에 참여하는 건설사 관계자는 “종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을 맡았다가 이후 민간참여 방식으로 변경됐으며, 이후 재설계를 거쳐 애초 계획보다 아파트 동 수가 감소했다”며 “본 청약 시기는 애초 이달 계획을 잡았지만, 올 7월 말 이후로 늦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A1, A2블록도 B1, B2블록과 비슷한 시기로 공급이 진행될 전망이다.

문제는 이처럼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의 사업계획이 변경되면서 전반적인 주택공급 시기가 늦어지는 점이다.

실제 LH는 올 초 하남 교산 A―2블록에서 추진 중인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의 사업계획을 변경하기도 했다. 아파트 14개 동에서 10개 동으로 4개 동을 줄이고, 사업비는 3968억원에서 4711억원으로 743억원 늘렸다. 사업기간도 2027년 10월까지로 10개월 늦췄다.

문산 선유5지구 2블록에 국민임대 520세대와 행복주택 300세대를 짓는 공공주택사업도 사업기간을 올 1월에서 2027년 5월로 늦췄다.

지난해 말에도 의왕 월암지구 A-2블록에 추진하는 영구임대 및 행복주택 건설사업과 고양 창릉지구 A-4블록에 짓는 신혼희망타운 건설사업도 사업계획을 변경하기도 했다.

업계는 정부가 지난 2023년 9월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2024년 8월 주택공급 확대방안 등을 통해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주택공급을 차질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전반적인 사업속도는 예상을 크게 빗나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지난해 12월 남양주 왕숙지구의 사업규모를 6만7000가구에서 8000가구를 추가한 7만5000가구를 공급하는 내용을 지구계획에 반영하고 올해 3만5000가구의 공급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이 역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남양주 왕숙 등 3기 신도시에 대한 실수요자의 관심이 매우 높은 상황이지만, 주택공급 일정은 애초 계획보다 크게 늦어지는 상황”이라며 “국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3기 신도시는 물론 현재 추진 중인 신규 공공택지 조성사업 등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지원과 보완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노일 기자 roy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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